[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478.미련(未練)한 자존심을 진실로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문]

스님,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는

내려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먼저 헤어지자고 했지만,

막상 헤어지고 나니까

그동안의 세월이

너무 억울하고 허무해서

이렇게 후회하고 있네요.

제가 모질지 못해서

아직 미련이 남았지만,

자존심을 굽히기는 싫은데,

부적의 힘이라도 빌리면

이 인연의 끈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본디 인연이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내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이처럼 돌아서게 되었듯이

인연을 이어가고자 한다면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다시금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미련이란,

남아 있는 마음이듯이

응어리진 마음을

참회의 의지로 정리하여

나로서 다가설 수 있어야 하고,

자존심이란,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듯이

심술 난 마음을

온전한 의지로 다스려

진실로 전할 수 있어야 함이라,

아무리 간절한 바람이라도

스스로 확신할 수 없다면

진정 원하는 바를 모르는 것임에

그저 방편에 기대어

저절로 이뤄지기를 바라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니,

어긋난 인연의 고리를

오직 자신의 행위만을 살피시어

지혜롭게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무진암 무진합장